과거는 세상이라는 커다란 유리창에 생긴 얼룩에 불과하다.
인간은 산소 없이도 1시간 이상 버틸 수 있으며, 물 없이도 거의 1주일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음식 없이도 거의 석 달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음식 없이도 거의 석 달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이 없다면, 그 누구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 대한 희망은 다른 사람들이 아닌 오직 우리 자신이 원하는 것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것은 바로 내가 소년 시절에 외할아버지로부터 배운 사실이었습니다. 외과의사였던 할아버지는 세세한 부분들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그건 자신의 직업이 생사를 좌우하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수많은 새로운 외과 의술을 개발하면서 이따금씩 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할아버지는 환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산소나 약품, 영양소가 아닌 '희망'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쁜 와중에도 할아버지는 다른 사람들보다 천천히 걷는 자신의 습관을 결코 버리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그 이유에 대해 물었을 때 할아버지는 그런 습관을 통해 세세한 부분에 매달리는 자세에서 벗어나 시야를 넓히고 희망을 잃지 않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나는 할아버지가 여름에 야외 밴드 공연에 일원으로 참가하고 정원에서 꽃들을 가꾸고, 시민단체와 공원위원회에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또한 자녀들이 성장한 후에는 학교 연극과 운동회 연주회에도 참여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통해 할아버지는 젊은이들에게 무한한 희망과 폭넓은 시야를 일깨워주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런 말을 내게 했습니다. '그런 정신을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 돼, 알았지?"
희망을 보는 연습을 하시길 바랍니다.
12살의 어느 여름날 아침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정기검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할아버지는 나를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야구장까지 차로 데려다주기로 했습니다. 야구장으로 가는 도중에 우리는 주유소에 잠시 들렀습니다. 우리가 주유기 앞으로 차를 대는 동안에 한 여자가 주유소 직원에게 마구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여기 앞 유리 하고 운전석 창문에 아직도 군데군데 벌레 죽은 자국이 남아있잖아! 이것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깨끗이 닦아낼 때까지 난 여기서 꼼짝도 안 할 거야"
10대인 듯한 주유소 직원은 다시 물을 뿌리고 유리를 힘껏 문지르기 시작했습니다. 나와 할아버지가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내 그녀는 풀평을 늘어놓으며 남아있는 벌레 찌꺼기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몸을 숙여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짜증을 내던 그 여자는 차에 올라 서둘러 주유소를 빠져나갔습니다. 그녀의 차는 연석에 부딪치며 앞바퀴가 꽃밭을 끌고 지나갔습니다. 차창에 묻은 티끌 한 조각까지 예민하게 신경 쓰던 그녀는 이 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저렇게 속도를 내면 앞유리에 더 많은 벌레들이 묻을 텐데, 저 여자는 그걸 모르는 걸까요?" 내가 묻자, 할아버지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마 나중에 생각할 여유가 생기면, 저 여자도 곧 깨달을 거야. 어쨌든 그녀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또 그런 것들이 얼마나 쉽게 뒤섞일 수 있는지, 아주 훌륭한 공부를 한 셈이야. 이렇게 어떤 사람들은 세상이란 유리창에 생긴 작은 얼룩을 쳐다보는데, 자신의 삶을 대부분 허비하기도 한단다."
부정적인 측면을 바라보기 보다는 희망을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할아버지는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삶과 주변환경, 자신과 타인의 결점을 쉽게 감지한다는 사실을 내게 일깨워주었습니다. 우리는 너무 사소한 결점들에 시선을 고정하고 그런 것들을 지나치게 확대시키는 데 익숙해 있습니다. 그 후 할아버지가 하셨던 행동을 나는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 주유소 직원은 우리 차에 기름을 채운 후에 건성으로 앞유리를 닦았습니다. 그는 여전히 아까 그 여자가 내볕고 간 핀잔에 정신이 팔려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할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적잖은 팁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주유소 직원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손에 놓인 동전들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윽고 그가 고개를 돌려 우리 차의 앞유리를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건 아까 자네가 그 여자가 타고 온 차의 앞유리를 깨끗이 닦아준 것에 대한 대가란다." 할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야구장으로 가는 동안에 나는 줄곧 우리 차의 앞유리에 묻어 있는 죽은 벌레자국이나 다른 얼룩들을 쳐다보았습니다. "할아버지, 팁은 왜 주신 거예요? 그 주유소 직원이 우리 차창을 깨끗하게 닦은 것도 아닌데..." 내가 물었다. "우리 차가 아니라도 그 여자 차를 깨끗이 닦았잖니. 돈으로 따지자면 그녀가 팁을 주지 않은 것이나 내가 팁을 조금 준 것이나 그다지 큰 차이는 없단다. 하지만 그 젊은이는 이제 열심히 일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조금 더 큰 희망을 가졌을 거야. 로버트, 사실 나는 네가 친구들과 함께 음료수나 사탕을 사 먹을 수 있게 용돈을 주려고 했었단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일에 그 돈을 썼기 때문에 오히려 잘했다는 기분이 드는구나." 할아버지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희망이란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사소한 결점들이 아닌 삶에 대한 폭넓은 시야에서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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