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잠시 속도를 늦추는 것과 아예 놓아버리는 것 간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대개는 잠시 속도를 늦추는 것이 바람직한데, 때로는 그것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때때로 우리의 두뇌와 감각기관은 잠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만약 이런 필수적인 휴식을 의도적으로 취하지 않으면, 그로 인해 일시적인 공백 현상이 느닷없이 발생하여 업무나 대인관계에 큰 지장을 초래합니다. 아마 당신도 이렇게 느닷없이 발생하는 정신적인 공백 현상과 선채로 잠시 잠드는 현상을 수없이 경험해보았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당신이 중장비를 가동하고 있을 경우에만 위험한 것이 아닙니다.
멀쩡히 두 눈을 뜨고 있지만, 그곳에 마음이 없는 당신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까요? 또 즐거운 마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10분이 일이나 운동에 열심히 몰두하는 10분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을까요? 심장병 의사인 로버트 엘리엇은 속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우리 현대인의 모습을 이렇게 충격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따금 심장병의 첫 번째 징후는 갑작스러운 죽음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우리가 점점 더 속도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도저히 실행할 수 없는 많은 계획과 지나치게 무리한 일정을 세우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자책감에 시달리게 되며, 공허함과 과로만이 남게 됩니다.
여유가 없어서 번아웃 현상을 겪는 사람들
오늘날 시간 절감을 위해 온갖 최점단 장비들의 등장으로 우리는 잠깐의 여유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허함과 과로로 지친 현대인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가장 좋은 방법으로 산책을 하거나 정원을 가꾸라고 조언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무리가 되지 않는 운동을 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의무감으로 정원을 가꾸거나 자책감을 피라기 위해 산책을 하는 것은 "잠시 속도를 늦춘다."는 말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살마들에게는 그다지 큰 효과가 없습니다.
여러 해 전에 나는 일류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박사학위 후보자 150명 가운데 한 명의 자격으로 미네소타 대학에서 열린 연구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주관 교수는 이런 말로 세미나를 시작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라임'하는 방법을 모를 것입니다. 이제 그 방법을 배울 시간입니다." 그는 몇 년 전에 카리브해 연안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동료들과 쿠바의 트리니다드 섬을 비롯해 여러 섬들에서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아침마다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일꾼들이 에너지에 넘친 모습으로 나타나 그날의 작업량과 목표치를 듣고 나서 열정적으로 일을 끝마치는 것을 보며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런 모습만도 대단히 놀라운 일이었는데, 정작 그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그들이 일과를 마친 후에 하는 행동이었습니다.
그 교수를 비롯하여 여러 교수들이 해변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쉬고 있을 때 였습니다. 저녁 7시쯤 되자. 지역 주민들이 가족과 함께 해변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그들은 해변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밤늦게 까지 이야기 꽃을 피우며 웃고 즐겼습니다. 매일 밤 그들은 이런 시간을 보냈습니다. 몇 주 동안 이런 모습이 계속되자 마침내 교수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잠시 인생의 속도를 늦춰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이건 절대로 정상이 아니야. 날마다 이처럼 에너지에 넘쳐 즐겁게 지낼수 있는 사람은 없어. 아마도 아직까지 보지 못한 희귀한 형태로 표출되는 과도한 활동력일 거야. 아니면 약물 중독일 가능성도 있어. 반드시 그들에 대해 밝히고 말 거야."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그 연구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 결과, 이곳 주민들의 모습은 결코 희귀한 질병에 의한 것이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그들은 아주 쾌활하고 즐거운 성격에 왕성한 에너지를 지닌 건강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약 3백 년 전부터 이 섬에서 이어져 내려온 전통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3백여 년 전 이 섬의 주민들은 처음으로 건강한 유럽인들이 탄 배가 해안에 도착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다른 배들에는 괴혈병을 앓아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는 유럽인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라임이 실려 있던 마지막으로 도착한 배들에 타고 있던 선원들은 건강했습니다. 그들은 항해 기간 동안 괴혈병을 예방하기 위해 감귤류의 과일인 라임을 섭취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너무나 건강해 보였고, 이때부터 '라임 하다'라는 말이 유래되었습니다.
카리브해 사람등느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끝마친 후에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라임'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받는 다고 믿으며 성장했습니다. 여기서 '라임 하다'란 말의 의미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죄책감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건전한 일을 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하루 일과가 끝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일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잊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는 것과 아예 놓아버리는 것 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소금쟁이처럼 소용돌이치는 강물 위를 잠시도 쉬지 않고 떠돌아다닌다면, 도대체 어떻게 삶의 심오한 가능성들을 찾아내고 뜻깊은 삶을 영위하겠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단 말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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