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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감정에 제동을 거는 버릇

으니얏 2021. 3. 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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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귀찮다'는 이면에 숨겨진 감정

보통 호감 가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에 대해 시시콜콜 더 알고 싶어 집니다. 그러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관계로 발전하면 한시라도 떨어지고 싶지 않을 만큼 서로가 소중해집니다. 또 이런 마음은 자신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설 때 결혼해서 평생 함께 살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집니다. 그렇담 왜 이런 마음이 생기는 걸까요? 사랑에 빠지면 매 순간이 설레고 즐겁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분을 선사해주는 사람과 평생 함께 살면 행복할 거라는 기대감이 싹트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대다수는 이런 기대를 품고 삽니다. 그래서 이성친구를 사귀고, 연애를 하고, 결혼에 골인하겠다는 적극적인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른바 연애 저체온증인 사람은 어찌 된 일인지 이런 '기대감'이 없습니다.

 

기대는커녕 연애나 결혼이라는 말만 들어도 눈살을 찌푸릴 정도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가까워져도 어차피 자신은 사랑받지 못하고 결국에는 헤어질 거라고 확신하거나, 어떻게 한 사람과만 평생을 살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요컨대 세상에 미움받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한 누구나 소중한 사람과 헤어지면 상실감에 슬프고 외로워집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사람은 나랑 안 맞았던 거야. 그러니까 다른 사람을 찾아보자'라며 금세 훌훌 털고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 경우 연애 저체온증인 사람은 단지 상실감이나 외로움을 느끼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인경이나 존재 가치마저 부정하며 깊은 절망감에 빠집니다. 그래서 자신을 부정하는 절망을 맛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소중한 사람을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회피하는 성향이 생기는 이유

 

연애 저체온증인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연애를 피하는 이유는 연애가 귀찮아서가 아니라 실제로 '두렵기 때문'입니다. 보통 인간의 의식은 세상의 상식이나 가치관을 따라가기 때문에 머리로는 연애나 결혼을 하고 싶은 것 그리고 해야하는 것으로 규정합니다. 그러다 보니 말하자면 머리는 연애를 원하지만 마음은 연애를 두려워하는 갈등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또 사람은 평소에 겉으로 '두려움'을 드러내는 것을 금기시해서 애초에 피하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두려움이 고개를 들면 '싫거나 귀찮은 감정'으로 포장해버리는 버릇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갈등이 발생하면 '연애는 하고 싶은데 사람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변명 같은 고민을 늘어놓습니다. 마치 이런 고민의 원인이 '귀차니즘'에 있는 것인 양 자기 합리화를 해버리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내 상담 경험에 비추어볼 때, 뭔가가 '불가능'한 이유는 '자신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두렵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요컨대 자신이 없어도 불안감이나 두려움만 없다면 뭐든 도전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말은 곧 '사람을 좋아하는 게 두렵다'는 뜻입니다. 두렵기 때문에 좋아하는 감정에 '무의식적으로 제동'을 거는 것입니다. 요컨대 연애 저체온증이란 미움받는 게 두려워서 사람을 좋아하지 않도록 무의식적으로 제동을 거는 상태를 말합니다. 연애에 그다지 저항이 없는 사람은 미움받는 걸 그렇게까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휘두르거나 휘둘리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누군가와 친해지면 서로 잘 알게 되어 '편안한 사이'가 됩니다. 그러다가 관계가 깊어지면 신뢰감도 싹트고 애정도 강해집니다. 그런데 연애 저체온증인 사람은 딱히 이유도 없이 '친해지면 미움받는다'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대부분 '자신감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스스로 진단 내립니다. 그래서 '나도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라고 묻는 사람도 제법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친해져서 사랑받는 일에 '자신감'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도 얼마든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정신적인 안정을 찾았다는 사례도 매우 흔합니다. '자신감이 없어서 사랑받지 못하고 미움받는다'가 아니라 '나는 사랑받지 못해. 어차피 미움받을 거야'라는 잘못된 확신이 있어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전후 사정을 인지하지 못하면 단순히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진단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원인과 결과를 반대로 생각하고 있는 셈입니다. 

 

 

계속해서 불안한 상태에 있는 당신은 편안함을 느끼길 바랍니다.

 

 

친한 사이지만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자신감'이 아니라 '안도감'이 필요합니다. 보통 누군가와 친해지면 상대를 믿고 안심하게 되는데 연애 저체온증인 사람은 친해질수록 불안감이 커집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어릴 때 가장 친밀한 관계인 '부모'와 함께 있을 때 안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서 상처 받고 부모를 두려워했던 기억은 '나는 남들에게 상처 받기 쉬워', '세상은 위험해'라는 '무의식적인 확신'으로 각인됩니다. 아이는 누구나 소중한 존재로서 부모의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몰라주고 반복해서 상처를 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의 마음에는 아래와 같은 관념이 자리 잡을 것입니다. 

1번 나는 살아받을 수 없어. 2번 남들은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아. 3번 나는 보호받지 못해.

 

실제로 아이는 부모가 초조해하거나 여유 없는 모습만 보여도 모든 사람이 그럴 거라고 쉽게 일반화해버립니다. 누군가와 친해질수록 그 상대는 점점 더 부모와 같은 친밀한 존재가 되므로 무의식적으로 상대방과 부모가 겹쳐 보입니다. 그래서 '어차피 내 마음을 몰라줄 거야', '또 상처 받을 거야'라며 상대방을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부모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줬나요? 마음에 공감하고 이해해주었나요? 한편이 돼서 안심시켜 주었나요? 한 번쯤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연애 저체온증인 사람의 대다수는 어린시절 부모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즉 그들에게 부모는 안심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친해지면 부모처럼 자신에게 상처 줄지도 모른다는 무의식이 작용해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본인도 모르게 경계하고 멀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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